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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슈

베네수엘라와 우리

  • 스피드공실 (dream1801)
  • 등록일: 2019-03-11 10:06 
  • 조회:17

베네수엘라와 우리

 

[출처] 베네수엘라와 우리|작성자 아기곰

 

 

지구 반대쪽에 있는 베네수엘라의 정정이 어지럽다.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를 적법한 대통령으로

선언하고 여러 서방 국가들이 이를 지지하면서, 한 나라에 대통령이 둘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불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민생 자체가 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끝에 나타나는

현상의 일부분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몇 년간 살인 등 강력 범죄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인플레이션은 10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초에 빵 하나 가격이 1 볼리바르였다면,

연말에는 1만 볼리바르가 된다는 뜻이다. 지난 몇 년간 베네수엘라 국민의 평균 체중이 10Kg이상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이러니 다수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버티지 못하고 고국을 등지는 사태마저

벌어진 것이다. 유엔난민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베네수엘라를 등진 국민은 3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 10% 이상이 경제난으로 고국을 등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짐바브웨 등 일부 아프리카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은

비슷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축복받은 나라였다.

 

CIAWorld Factbook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원유매장량 1위 국가가 바로

베네수엘라이다. 4위의 이란, 5위의 이라크의 원유 매장량을 합한 정도의 막대한 원유가 베네수엘라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서는 부러움의 눈길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해 땅속의 석유만 팔아서 먹고 살아도 되는 나라가 베네수엘라이다. 그런데 이런 축복의 땅에

위치한 나라의 현실이 왜 이리 암울할까?

 

한 나라가 몰락의 길로 빠지는 데에는 한 두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니라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원의 저주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천연자원이 많은 것은

축복인데, 저주라고 할까?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자원의 축복만을 믿고, 그 동안 차세대 먹거리에

대해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물론 국제 유가가 꾸준히 올라준다면, 그리고 그 판매처가

안정적이라면 특별한 다른 산업을 발전시키지 않아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 유가의 하락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유가는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저유가 상황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그 시작은 미국이었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연이어 겪은 미국은

경제가 휘청일 정도였다. 많은 회사들이 도산을 했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역전시킨

것이 바로 셰일 혁명이다. 셰일이라는 것은 지질학에서 이암으로 불리는 진흙이 굳어서 된 퇴적암의

일종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암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암석에 석유 또는 천연가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돌덩이에서 석유를 짜내야 하니 기술적 어려움도 있고, 따라서 비용도 비싸게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셰일 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 내서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한마디로

바위에서 석유를 싸게짜내는 기술을 미국이 개발해 낸 것이다. 이 덕분에 미국의 경기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문제는 기존 원유 수출국에는 이것이 큰 악재가 되었다. 그 동안 석유는 한정된 자원으로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었다. 그러니 산유국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형국이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 같은 나라는 자원 외교라 해서 중동의 산유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동안 쓸모 없는 돌로 여겨졌던 셰일에서 석유를 뽑아내게 되니 공급이

남아돌게 되는 상황이다. 미국만 해도 수백 년간 사용해도 남을 정도의 자원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석유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 동안 미국의 경우, 셰일이 아니더라도 자체 원유 매장량이

상당한 데도, 자국의 자원 보호를 이유로 그 동안 원유를 수입해서 써왔다. 원유 매장량은 한계가 있으니,

가능한 다른 나라에 묻혀있는 원유를 먼저 쓰고, 미국의 원유는 나중에 채굴하자는 생각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원유를 수출하지 않는 정책을 써왔다. 하지만 2015년 미국은 이 조치를 해제한다.

땅에 무진장 묻혀있는 셰일에서 언제든 석유를 뽑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것이 국제 유가에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막대한 원유 수입국이었던 미국이 원유 수출국으로 바뀌자

국제 유가가 급락을 한 것이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 (WTI) 기준으로 2013년말 배럴 당 98.42달러였던

유가가 불과 2년 후인 2015년말에는 37.04달러로 급락했다. 2년만에 유가가 1/3 토막 가까이 난 것이다.

이는 석유만 팔아서 먹고 사는 산유국에는 큰 재앙이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기존의 산유국에서는 원유의 증산을 서두르게 되었다.

 

기존에 배럴당 1백 달러였던 시세가 50달러로 내렸다면, 채굴 물량을 두 배로 늘려야 매출액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시장에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공급 과잉은 유가의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더욱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기존 산유국으로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산

단가가 높은 셰일 가스라는 잠재적 라이벌을 죽이기 위하여 국제 유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킨

측면도 있다. 문제는 이 불똥이 베네수엘라로 튀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원유매장량이 세계 1위라고 하지만, 그것은 양의 문제이고, 질의 문제는 다른 이슈이다.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는 그야말로 알라의 축복을 받은 땅이다. 파이프만 박아 놓으면 석유가

콸콸 솟아 나온다는 뜻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원유는 진흙과 섞여 있는 상태이다. 진흙을 땅속에서

강제로 뽑아내서 석유와 분리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마디로 1배럴의 원유를 채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고유가일 때는 그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익의 규모가 줄어들 뿐이다.

 

예를 들면 똑같은 사과를 파는데, 한 개당 5백원에서 사와서 1천원에 파는 A라는 가게와 8백원에 사와서

1천원에 파는 B라는 가게가 있다고 하자. 사과 값이 높게 유지된다면 이익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B가게도

 그럭저럭 유지가 된다. 하지만 시중 사과 값이 7백원으로 떨어지면 B가게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게

된다. 반면에 A가게는 이익이 다소 줄어들 뿐 망하는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B가게가 망하면 매출이

오를 가능성도 있기에 일부러 사과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베네수엘라는 셰일 혁명으로 야기된 유가 하락의 희생자로만 여겨질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게만 볼 것이 아니다. “성적이 왜 이리 떨어졌니?”라고 물으니 시험이 어렵게 나왔어요.”

라고 답하는 것과 같다. 질문의 본질은 다른 아이보다 왜 성적이 떨어졌냐는 것이다.

 

셰일 혁명은 바위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기술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런데 의문이 있다. 그냥

액체 상태에서 원유를 채굴하는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채굴 원가 보다 베네수엘라의 채굴 원가

높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딱딱한 바위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셰일 채굴보다는 걸쭉한 상태이지만 반액체

상태인 진흙에서 원유를 추출해 내는 것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채굴 원가가 셰일 채굴 보다 높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술력의

차이이다. 원래 채굴 원가가 높았던 것을 미국은 기술력으로 낮춘 것이고, 베네수엘라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원가 전쟁에서 밀린 것이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기술을 개발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한테는

지금이라도 야구를 배워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베네수엘라가 하기 싫어서 기술 개발을

안 했겠나? 의지만 가진다고 누구나 유명 운동선수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의지만 가지고 될 수 없는 것이 기

술력의 차이이다.

 

그러면 베네수엘라의 기술력이 뒤쳐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차베스의 석유 자원

국유화 조치부터이다. 미국계 메이저 정유회사가 베네수엘라 유전을 장악하여 막대한 부를 착취(?)하는

것에 분개한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을 내쫓고, 국영 기업을 만들어서 원유를

생산하게 한다.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온전히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라는 구호는 참으로 가슴 뛰고

아름다운 구호이다. 그런데 정치적인 구호와 경제적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 앞에

놓은 현실은 한 달치 봉급으로 생닭 한 마리 밖에 사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술력이 뛰어난 미국계 메이저 석유회사를 내쫓고, 그 이익을 베네수엘라 국민의 몫으로 돌리는 것은

정치적으로 환영 받을 일이다. 문제는 기술력이 떨어지는 국영기업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겼다는 것이고,

더 나가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할 자금들이 복지라는 명목의 지출에 비해 순위가 밀렸다는 데에 있다.

이러니 원유 생산시설은 점점 노후화되고, 미국과 같이 생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정치는 정치이고, 경제는 경제인데,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 베네수엘라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여러 복합적인 원인의 결과물이다. 우파 사람들은 베네수엘라에 좌파가 집권해서

망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좌파 사람들은 미국의 경제 제재와 베네수엘라 내부에 만연된 부정 부패 때문

이라고 주장을 한다. 본인들이 믿고자 하는 대로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망한 것은 차베스나

마두로 때문만도 아니고, 미 제국주의자들 때문도 아니다. “있는 석유만 팔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수준이 딱 그 정도였기 때문이다.

 

세계는 네 종류의 나라가 있다. A group은 자원이 풍부하지만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을 해가는 나라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같은 나라가 대표적인 나라이고 중국도 장기적으로 이 그룹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B group는 자원은 풍부하지만 거기에 만족하고 더 나가지 못하는 나라이다. 베네수엘라나 일부 중동

국가가 여기에 속한다.  

 

C group은 자원이 빈약하지만 국민이 깨어 있는 나라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지금은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누가 뭐래도 세계에서 인구 5천만명이 넘는 나라 중 일곱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연 나라이다. 반면 D group은 자원도 부족하고, 국민들도 깨어 있지 않은 아프리카의

일부 후진국 같은 나라들이다.

 

만약 여러분이 D group 국가의 대통령이라고 가정해 보라. 국가의 미래는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하늘에서

자원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D group 국가가 A groupB group 국가가 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언젠가는 C group에는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C group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는지는 보고 따라 하면 된다. A groupB group 국가의 전략을 따라 하다가는 망할 따름이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집안이 잘 사는데, 능력까지 갖춘 A group도 있고, 집안은 잘 사는데 정작 본인은

무능력하거나 의지가 박약한 B group에 속하는 사람도 있다. A group이나 B group은 금수저라고 부를 만

하다. 이에 비해 흙수저도 있다. 집안은 크게 내세울 것이 없지만 본인의 노력으로 자수성가한 C group이나

집안도 그렇지만 본인 자신도 내세울 것이 없는 D group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본인이 D group에 속해 있다면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내 인생은 소중하니까 YOLO족으로 살아야

할까? 일만하다 죽을 수 없으니 워라밸을 인생의 목표로 삼을까? 그것은 B group의 전략이다. 대충 살아도

집안이 빵빵하니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는 사람이 하는 전략이다. D group에 속해 있는 사람이 이런

전략을 채택한다고 해도 절대 A group이나 B group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산유국이 되는 것이 아닌 것과 같기 때문이다.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D groupA group이나 B group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보다 C group이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 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이는 내세울 것이 사람밖에 없는

우리 대한민국이나 우리들 개개인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신이 주신 축복조차 어리석게 살리지 못하는

베네수엘라를 우리나라가 따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처럼 개인도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깨달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식을 잘 가르쳐서 좋은 대학을 나와보았자 좋은 직장 얻기조차 어려울 테니, 차라리 자식을

가르치기 보다는 자식에게 재산을 많이 물려 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식을 B group으로

키우겠다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자식을 귀하게 여기고, 자식이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식을

편하게 살게 해주려고 자산만 넘겨준다고 자식의 미래가 행복해진다는 보장이 없다. 배우지 못한 자식은 그

자산을 보존하고 키울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모의 손에서 벗어나는 순간 달려드는 하이에나 떼들에게

부모가 물려준 자산을 뜯어 먹힐 따름이다.

 

우리나라가 선배 세대들의 희생으로 C group에 올라 있는 것처럼, 각 개인도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길

이외는 왕도가 없다. 베네수엘라를 보면서 비웃을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나라든 개인이든 그런 모습을

본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젠 되었다고 안도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우를 범하지 말자.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