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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슈

전세 시장의 동문서답

  • 스피드공실 (dream1801)
  • 등록일: 2020-11-18 09:33 
  • 조회:8

전세 시장의 동문서답


[출처] 전세 시장의 동문서답|작성자 아기곰


요즘 전월세 시장을 보면 정부와 국민 사이에 커다란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부의 발표나

고위 당국자의 언급과 국민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전세를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단지마다 전세 매물은 상당히 귀한 편이다. 심지어 서울 강서구 어느 단지에서는

전세를 얻으려는 사람이 9명이나 몰려서 제비 뽑기로 전세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을 선정했다고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전세 거래는 활발하게 되고 있으며, 시장에 전세 물건이 없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에 가깝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왜 이렇게 다르게 보고 있을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통계 집계의 시차 때문이다.

 

 

 

위 표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월별 전월세 거래량을 정리한 것이다. 7월에 비해 8월이나 9월의 전세

거래량이 줄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6개월간 평균 거래량 54,575건에 비해 8월 거래량은 오히려 더 많고,

9월 거래량은 2% 정도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임대차 보호 2법이 통과된 이후인 8~9월의 전세

평균 거래량은 지난 6개월보다 약간 많은 편이라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는 통계 집계의 시차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주택 매매 거래는 그 집을 계약한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820일에 집을 사게 되면, 늦어도 919일까지는 신고를 해야

하고, 정부에서는 이를 취합하여 다음 달 20일경에 발표하므로 매매 거래 통계는 빠르면 9월 늦어도

10월에는 알 수 있다.


그런데 주택 임대차 통계는 매매와 전혀 다르다. 현재 정부에서 발표하는 수치는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820일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면 (통상 전세 입주는 계약 후 45~60일이

지나서 하게 되므로) 실제 입주는 10월에 이루어진다. 이때 세입자는 주민센터에 가서 전입신고를 하면서

 확정일자를 받는다. 그러면 그 통계가 한달 후인 11월에 발표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최신 데이터인 9월 데이터에는 7월 이전 계약분이 상당수 포함된 것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자면 전월세 거래 통계는 매매 거래 통계보다 45~60일 후에 집계되기 때문에 현재의 전월세

거래량에는 임대차 보호2법의 영향이 아직까지 덜 반영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1120일경에

발표되는 10월 거래량은 9월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차 문제는 내년 하반기부터 실행 예정인 임대차 거래 신고제 실시 이전까지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예전 데이터를 보고, 현재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니 정부와 국민간에 동문서답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거래량에는 신규로 체결하는 거래 이외에도 기존 계약의 갱신 계약도

포함되어 있다.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을 포함하여 기존 전월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보증금의

증액이 있다면 임차인(세입자)의 입장에서는 확정일자를 새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 이를 하지 않은 경우,

증액분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정부와 국민간에 해석이 달라진다. 정부에서는 기존 계약 갱신분까지 포함한 전체 거래를

기준으로 거래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하는 것이고, 국민들은 시장에서 새로 전세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토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알고 싶은 것은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많은지 적은지이지, 갱신 계약이 몇 건 거래되었는지가 아니다.  


물론 전세를 구하기 어렵게 된 것은 임대차 보호2법의 때문만은 아니다. 현 정부의 정책이 (전세의 공급자라

할 수 있는) 다주택자를 줄이려는 방향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화룡점정이 바로

7.10 조치였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더 이상 주택임대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고, 기존 주택임대사업자도

의무기간이 만료되면 주택임대사업을 종료하게 한 것은 바로 전세 시장에서 전세 물건의 공급 루트를

끊어버리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주택임대사업자가 아니더라도 다주택자의 경우는 취득세를 12%로 인상했기 때문에 이들이 집을 사서 시장에

전세로 내놓기는 어려운 것이다. 거기에 최후의 카운트 펀치가 바로 임대차 2법 전격 실시이다.


그러면 시장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분당 A단지의 20평형의 경우, 같은 7층인데

10월에 31500만원에 거래된 것도 있고 44천만원에 거래된 것도 있다. 둘 다 전세가인데, 12500만원의

 차이가 난다. 31500만원짜리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물건이거나 임대사업자의 물건일 가능성이 높고,

그보다 40%나 비싼 44천만원짜리는 신규 계약으로 체결된 전세일 것이다.


“44천만원짜리 전세를 31500만원에 거래했으니 임대차 보호2법이 좋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임대차 보호2법 발효 전에는 전세가가 4억원을 넘은 적이 없다. 임대차 보호2법이 신규 거래 전세가를

급등시킨 것이다.


문제는 남보다 40%나 비싸게 44천만원에 계약한 사람마저 행운아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현재 전세 매물 시세는 5억원~58천만원이다. 이 단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 다른 단지도 사정은 비슷하고,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현상은 정부의 공언대로 정책이 변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몇 달간의 과도기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나타나는 현상은 정부의 정책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것이니만큼 정부 정책의 획기적인

방향 전환 없이는 결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최소한 2~3년간은 이런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누구나 임대차 갱신권을 쓰려 하기 때문에 시중에 전세 매물이 없는 것인데, 2~3년 후에 이미 임대차

갱신권을 쓴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면 매물 기근이라는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어떤 정책이든 시장에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한데, 과거의 예를 감안할 때 몇 달 후면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펄펄 끓는 온돌이 차갑게 식으려면 며칠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아궁이에서 불을 계속 때면 시간이 지나도 온돌은 식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의 전세란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아쉽게도 단기적으로는 없다. 현재의 전세란은 정부의 정책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기 때문에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현 정부에서는 이를 인정하지도 않고 있고

본인들이 만든 정책을 뒤집을 의사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기존의 정책을

흔들려는 세력의 음모로 생각하기 때문에 귀를 닫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정부에서 고민중인 월세 지원은 궁극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전세는 나쁜 제도이니 착한 제도인 월세로 살아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실제로 주머니 속의 현금을

내야 하는 사람은 세입자 본인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여 전세가 아니라 월세를 선호하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다.


고품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듣기에는 좋지만 중산층의 수요를 잡아두기에는 제한적이다. 임대주택의

건설비를 증액하여 플라스틱 변기 덮개 대신에 비데를 설치하고, 현관에 자물쇠가 아니라 디지털 도어록을

 단다고 고급 아파트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어진 지 10년도 되지 않은 2기 신도시에 가서 임대아파트와

인근에 있는 분양 아파트를 둘러보라. 단지 분위기 자체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비데나 디지털 도어록이

 보이지 않는 건물 밖에서도 단지 관리 수준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내가 소유하는 집과

내 것이 아닌 집의 차이이다. 사람은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 다만 경제적 한계로 인해 그 욕망을

 자제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저소득층에게는 공공 임대주택 공급은 좋은 해법이 되겠지만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산층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그마저도 단기간 내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방법은 없다. 관련 법을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그것이

 지어질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을 설득하고, 터를 파서 공사를 하고 입주를 하는 데 5년의 시간도

빠듯하다. 지금 배고파 죽겠는데, 몇 년 후에 맛집 데려갈 것이니 그때까지 참으라는 이야기에 공감할 사람은 없다.


공실이 난 빌라나 다가구 주택을 공공기관이 매입하거나 임대하여 전세로 공급한다는 아이디어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양질의 주거지를 원하는 실수요자의 눈높이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혈세만 낭비하는 결과가 된다.  


현재 문제의 본질은 전세가 상승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 전세가가 폭등하는 이유가 전세 기간이

실질적으로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4년 동안 전세금을 올리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4년치 전세금을

한꺼번에 올려서 그렇다고 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이다.

인간은 탐욕의 동물이다. 매매가 1억원짜리 집이라도 10억원에 전세로 들어온다는 사람이 있다면 마다할

집주인은 없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집주인의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가격에 전세로

살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장의 기능이다. 후진 집을 비싸게 전세 놓으려는 집주인의 탐욕과

좋은 집을 싼 가격에 전세로 살려는 세입자의 탐욕이 시장의 기능에 의해 조정되어 시장 가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장의 기능이 임대차 보호2법으로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제의 본질은 전세가 상승처럼 보이지만 진짜 핵심은 전세 물량의 실종이다.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도 나타나고, 이사 가기 싫어도 다른 집으로 가야 하는 사람도 나타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중에 전세 물건이 없으니 전세가가 오르는 것이지, 전세가가 오르니 전세 물건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어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시장에 전세 매물이 없어진 원인을 제거하고 전세 매물이 쏟아져

나오게 하면 전세 시장은 쉽게 잡을 수 있다. 전세 매물이 없어진 원인은 100% 정부 정책에 기인하므로

정부만 생각을 바꾸면 된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을 잡으려는 많은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정책의 조화보다는 당장의 결과를 보여주려는

조급함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도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있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바위가 나타나면 바위가 부서질 때까지 머리를 부딪치는 것을 소신이라고

 하지 않는다. 바위를 돌아갈 줄도 알고, 더 나아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을 알았다면 그 길을 돌아가는

지혜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주택을 수요 이상으로 공급하면 매매 시장이나 전세 시장 모두 안정되겠지만, 지금

당장 전세값과 집값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주식 투자는 겁이 나면

 하지 않아도 된다. 주위 동료가 수익을 얼마 냈다고 해도 약간의 배아픔만 참으면 된다. 주택 시장도 본질은

 비슷하다. 영끌해서 아파트에 투자한 동료가 수익을 냈다고 자랑해도 참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주택 임대 시장은 다르다. 집을 여러 채 사서 세금 폭탄과 집값 하락 가능성에 전전긍긍하는 동료

모습에 고소해 하는 것도 잠깐이고 본인은 전세가 폭등이라는 후폭풍을 맞게 되는 것이다. 본인이 참여하지도

않은 시장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 주택 임대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역대 정권들은 매매 시장 안정에 앞서

 임대 시장 안정에 주력했던 것이다.  


인간의 질투는 아담의 아들인 카인에게부터 나타난 오래된 인간의 본능이다. 어쩌면 탐욕의 역사보다 더

길 수도 있다. 결국 배고픔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배아픔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배아픔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면 배고픔만이 기다리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의 말과 같이 우리가 맛있는 빵을 먹는 것은 제빵업자의 이웃에 대한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돈을 벌고 싶어하는 그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맛있는 빵을 싸게 먹으려면 빵집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무주택자의 친구는 (전세를 시장에 공급하는) 다주택자라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저자


[출처] 전세 시장의 동문서답|작성자 아기곰